2007 한・일 국제학술회의:발표자료
동아시아 고전학으로서의 상대문학 구축이라는 프로젝트는 무엇을 지향하는가
고노시 다가미츠[도쿄 대학]
2007/9/29
 

 「동아시아」라고 하면 진부한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여기에서 생각하고자 하는 것은 단지 동아시아라고 하는 넓은 시야를 갖자고 하는 뜻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고대 동아시아를 하나의 문화세계로서 파악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쓰는 말이다. 그것은 당연히 중국지역에서 선진적으로 형성되어 있었던 문화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었는데, 그 연장선에서 공통의 문자(한자), 공통의 문장어(한문)에 의해, 교양의 기반과 가치관을 공유하는 이른바 하나의 문화세계로서 동아시아 세계가 성립되어 있었다(예를 들어 『論語』도 『文選』도 문화세계 안에서 교양의 기반으로서 의미를 지녔던 것이다). 인도차이나반도・내륙아시아・조선반도・일본열도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지역에는 고유한 문명이 있었고, 물론 조선반도에도 일본열도에도 고유 문명은 존재했었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하나의 문화세계에 스스로가 연결되어 있고자 하는 행위, 즉, 로컬의 지향이 동아시아 세계를 형성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를 민족 문화적·국민 문화적으로 각국의 고전(일본의 고대문학, 또는 중국, 조선의 고대문학)으로서 파악하는 패러다임은 더 이상 유효하지 못하다. 동아시아 전체를 한자문화 세계로 파악하여 고전문학을 재정립하는 것이, 조선의 고대문학, 일본의 고대문학, 나아가서는 중국의 고대문학의 발전적 형태로서 바로 지금 추구되는 점이다. 동아시아 고전학으로서의 상대문학(일본학계의 관례에 따라 「상대문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이란, 요컨대 이와 같은 문제제기이다.

 일본열도의 경우를 들어 논하면, 和文[히라가나 중심의 일본어 문장] 중심의 일본문학, 외국문학으로서의 고대 중국문학과 같은, 종래의 각국 문학적 발상을 벗어버리고자 하는 문제의식(같은 문제를 조선반도에 대해서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이 거기에 있다. 그러한 문제제기는, 일본열도의 문화세계가 한자・한문 속에서 존재해 왔다고 하는 역사를 지켜보자고 제안된 도쿄대학 교양학부 수업에 시도되었고(고대 부분은 고노시가 담당), 그 수업을 기초로 『고전일본어의 세계 -한자가 만드는 일본』이 간행되었다(도쿄대학출판회, 2007년 4월). 그리고 이를 상대문학에 국한시켜, 구체적으로 『古事記』라는 작품 분석으로서 심화시킨 것이 고노시 집필 『한자텍스트로서의 古事記』이다(도쿄대학출판회, 2007년 2월).

 본 프로젝트가 지향하는 동아시아 고전학으로서의 상대문학 구축의 방향성은 위의 저작들에 이미 제기한 바이다. 다만 그러한 시각과 방법을 열린 형태로서 구체화하기 위해 앞으로 필요한 일이, 중국고전학 연구자 및 해외의 동아시아 문학 연구자들을 포함한 전문가의 광범위한 연계이며, 그 중에서도 특히 한국의 「국문학」연구와의 협동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일본과 한국의 「국문학」이 무엇보다 그 「국」이라는 틀을 벗어나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공동연구를 조직함으로써 비로소 이 과제는 구체화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조선반도와 일본열도와의 交通은 종래에도 주목되어 왔던 바이나, 그것을 단지 「수용」이라고 하는 관점에서 파악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어디까지나 하나의 문화세계 안에서의 交通이었다는 관점에서 교양세계라고 하는 전체적인 시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 같은 한자세계(고대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 긴 범위를 상정할 필요가 있다)라는 공통의 기반 속에서 이루어진 로컬의 영위로서 보지 않는 한, 각 지역에 있어서의 「정전」의 성립(예를 들면 일본열도에서의 『古事記』『日本書紀』『万葉集』의 변환과 그 canon化) 문제 또한 정당하게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편, 공동연구와 병행하여 이러한 문제의식에 조응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것이 본 프로젝트의 또 하나의 목표이다. 이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단순히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아시아 고전학을 자신의 연구의 기초로 하기 위한 문헌 처리와 분석의 기본을 익히는 것까지를 포함하는, 실천적이고 기술적인 부분을 철저히 추구한다. 이른바 연구와 교육의 상호작용 안에서, 새로운 연구의 구체화를 도모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이 프로그램은 구상만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각지에서 국문학·일본문학·중국문학이라고 일컬어져 왔던 연구의 한계를 넘어서 실제로 수업과 실습을 시도하고, 그 성과를 끊임없이 공동연구회에 도입 조정[feedback]해 갈 계획이다. 그로써 이 프로그램을 차세대 연구자 양성으로도 이어지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나아가 이 프로그램에 의해, 동아시아 고전학으로서의 일본문학 연구라고 하는 새로운 모습을, 동아시아 안에서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일본연구에 발신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미국과 유럽의 일본연구가 보통 시노로지[sinology; 구미권의 지나학으로서의 중국연구] 주변으로서의 일본연구, 혹은 중국 등에 견주어 논의되거나 하는 지역연구로서의 일본연구에 지나지 않는 현황에 대해, 이는 새로운 문제제기가 될 것이다.

 
번역:裴寛紋[Bae Kwan-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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