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한・일 국제학술회의:발표자료
文選이라고 하는 시점
미사키 히사시[홋카이도 대학]
2007/9/29
 

본 발표에서는 「동아시아 세계」=「한자문화권」에서의 전적[典籍]의 수용양상을 각각의 지역에 입각하여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우선 그 일단으로서 『文選』의 경우를 예로 들고자 한다.

 漢代에 유교가 특권적 지위를 획득한 이래, 한자문화는 곧 유교문화를 의미하게 되었다. 따라서 주변 여러 나라에서의 전적・문헌의 수용에 있어서도, 경서[経書]가 그 기본이 되었으리라는 것은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고대 일본에 대해서 말하자면, 學令(『養老令』)에 나오는 대학에서 학습해야 할 문헌 규정이 그러한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여기에서 경서가 아닌 『文選』의 존재가 부각된다. 選敍令・考課令에 의하면, 경서에 이어 배워야 할 문헌으로서 『爾雅』와 함께 『文選』의 이름을 들고 있다. 더욱이 『令集解』에는 학령 규정에 관련하여 「古記」를 인용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동일한 인식이 보여지므로, 역시 그것이 『大宝令』이래의 인식이었다고 추정된다.

 같은 시집[詩集]이라는 관점에서 말하면, 물론 경서 안에는 『詩経』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와 함께 『文選』을 중요시했던 배경에는 어떠한 사정이 있었던 것일까.

 나라 시대[奈良朝; 710~784년] 율령관인들의 사이에서 『文選』학습이 성행했던 이유에 대해서, 도노[東野 治之 『정창원문서와 목간의 연구』 1977년] 씨는 唐代의 학문적 경향의 영향(조선의 경우도 마찬가지)을 들면서, 그 문예성의 지향, 시문 제작의 교양으로의 지향을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러한 사정도 물론 부정할 수는 없으나, 오히려 한자・한어 학습 텍스트로서의 『文選』이 갖는 의미를 보다 중시해야 하지 않을까. 『文選』과 병행하여 학습하도록 장려되었던 문헌이 『爾雅』라는 점도, 그것이 반드시 문예 지향이라고는 한정할 수 없는, 즉, 한자・한어 학습 텍스트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었음을 뜻하는 것이다.

 『文選』의 그러한 위치를 확실히 말해 주는 것이, 목간과 같은 출토자료에 풍부하게 나타나는 『文選』의 습서[習書] 자료이다. 고대 일본인은 경서에 비해, 외국인에게도 비교적 쉽게 친숙해지고 저항이 적은 시문의 학습을 통해서 한자・한어를 습득하고자 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이에 관련하여, 신라에서도 마찬가지로 『文選』의 학습이 중시되었다는 사실이 주목된다. (『三国史記』38, 職官志上) 신라에 있어서, 혹은 삼국시대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 『文選』이 중시되었음을 짐작케 하는데, 역시 한자・한어 학습의 관점이 작용했었던 것은 아닐까. 보다 정확히 말하면, 조선반도에서의 이러한 경험에 비추어, 고대 일본에서의 『文選』중시 경향이 정착되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文選』이라는 공통의 시점을 가지고 중국 주변의 각 지역(일본열도・조선반도・인도차이나반도・내륙아시아)에 있어서 『文選』수용의 실태를 비교하는 일은, 「변경의 문화수용」의 실태 규명에 이바지하는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다.

 다만 그러자면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존재한다. 먼저 내륙아시아의 경우, 돈황[敦煌] 문서가 그 대표적으로 한자문화권에서의 전적 수용에 대한 뚜렷한 사례를 보여 주고 있지만, 한편으로 이들 지역은 동서교역의 중요한 중계지점이라는 성격을 지니는 만큼, 사정은 보다 복잡하고 타 지역과는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한, 중국 남부에서 인도차이나반도 및 베트남에 걸친 지역의 경우에는, 중국 측의 사료는 풍부한 반면, 지역의 독자적인 고대문자 자료는 그다지 많지 않아서 비교가 용이하지 않다. 그러한 의미에서 당면의 시점을 가지고 확실하게 비교연구가 가능한 것은, 삼국~통일신라 국가를 중심으로 하는 고대의 조선반도와 일본과의 관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두 지역에서 모국어와 신택스[syntax]를 달리하는 한어표현의 수용이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거기에 어떠한 알력이 생기고, 또 어떤 식으로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창의력이 생겼는가, 「번역」의 요소의 개재・훈독과 「이두」 등의 분석이 그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번역:裴寛紋[Bae Kwan-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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